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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곡산(金谷山, 467m) 동쪽 산기슭 높은 대지 위에 나원리 오층석탑(羅原里 五層石塔, 현곡면 나원리 672번지)은 신라 41대 헌덕왕 때 건립한 난원사(蘭原寺) 터에 있는 석탑이다. 탑이 있는 산줄기 북쪽에는 1970년대까지 민가가 있었으나 지금은 폐허가 되었다탑 앞 남서쪽 협곡에는 1975년에 세운 나원사(羅原寺)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또한 헌덕왕 때 대각사가 대각료(大覺寮)를 짓고 국운창달을 기원하던 곳으로 이곳에 보리림(菩提林)이 있었다고 한다.

나원리 오층석탑(羅原里 五層石塔, 국보 제39)은 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순백의 빛깔을 간직하고 있어 신라 8(八怪) 중 하나인 나원 백탑(羅原 白塔)이라고 부른다. 나원리 마을에서는 계탑(溪塔)이라고도 부른다.

신라 8괴는 남산부석(南山浮石), 문천도사(蚊川到沙), 계림황엽(鷄林黃葉), 금장낙안(金丈落雁), 백률송순(栢栗松筍), 압지부평(鴨池浮萍), 나원백탑(羅原五層石塔), 불국영지(佛國影池) 등 경주에 있는 8가지 괴이한 것을 말한다.

나원리(羅原里)는 배씨 성을 가진 이가 개척했다고 하고 이름의 유래는 신라 헌덕왕 때 건립한 난원사(蘭原寺)에 의해 난원이 됐다가 나원으로 부르게 되었다. 절을 세울 때 앞들에 소가 있었고 소 주위에 난초가 무성하여 절 이름을 난원사(蘭原寺)라 하였고 마을 이름도 난원, 난원리로 불렀다고 한다1914년 행정구역 개편 때 난원(蘭原)을 나원(羅原)으로 고쳐 부르게 되었다.

탑 서쪽은 산줄기로 건물이 들어설만한 공간이 없고 동편으로는 경작지로 넓은 공간이 있어서 금당(金堂) 또는 전각(殿閣)들은 동쪽에 위치했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다. 이에 가람배치는 전당후탑형(前堂後塔形) 또는 좌전우탑형(左殿右塔形)으로 보고 있다.

경작지로 변한 주변 대지에서 통일신라시대 문양기와가 출토되어 사찰이 통일신라시대 때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폐사 시기는 알 수가 없다.

나원리 오층석탑(羅原里 五層石塔, 국보 제39)은 경주에 있는 석탑 가운데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과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국보)과 비교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한다. 또한 오층석탑(五層石塔)은 장항리오층석탑과 경주 남산 늠비봉 오층석탑(五層石塔)이 있다.

과거 어느 때 도굴꾼에 의해 1층 탑신 북쪽면석 동쪽부분이 밖으로 30cm 정도 밀려 나와 있는 것이 오래 동안 방치한 것을 19951124일부터 19967월말까지 해체, 복원작업을 실시하였다. 이때 3층 옥개석 중앙의 사리공에 금동제 사리함이 발견되어 조사 결과 석탑의 제작시기가 8세기 중엽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리함에는 4cm 크기의 금동불 입상, 금동탑 4, 목재 소탑, 사리, 그리고 마지(麻紙)로 묵서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사경으로 된 것으로 8세기 초, 默寫經)가 들어 있었다. 특히 금동불 입상은 최고의 불상으로 정교하고 생동감 넘치는 세련미를 보여 주고 있다.

나원리 오층석탑(羅原里 五層石塔) 이중기단의 5층 석탑으로 상륜부에는 노반과 찰주(擦柱) 일부만 남아 있다. 지대석과 1층 기단(基壇) 하대면석을 각각 1매석 다듬어서 그 위에 하대갑석을 올렸다. 지대석 위의 1층 기단 하대면석에는 양쪽 모서리에는 우주를, 가운데에는 탱주 3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하대갑석 위에는 호각형(弧角形) 2단 받침으로 2층 기단을 받치고 있다.

2층 기단(基壇) 상대면석에는 양쪽 모서리에는 우주를, 가운데에는 탱주 2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상대면석 위에 갑석부연과 상대갑석을 올렸고 상대갑석 위에 각형(角形) 2단 받침으로 탑신부를 받치고 있다.

기단부는 자형 부재 총 16매석이 사용되었는데 1층 기단의 면석과 갑석에 각 4매석에 8매석을, 2층 기단의 면석과 갑석에 각 4매석에 8매석으로 총 16매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탑신부 옥개의 각 층 면석 모서리에는 우주가 새겨져 있다. 각 층 옥개석의 밑면은 5단의 옥개받침을 두고 있고, 상면은 각형 2단의 탑신받침이 있다.

낙수면의 경사는 완만한 편이며, 처마의 앙곡은 수평을 이루다가 전각부의 네 귀퉁이는 뚜렷하게 치켜 올려져 경쾌함을 더하고 있고 네 귀퉁이에는 풍령(風鈴) 등 장식을 달았던 작은 구멍이 2~3개가 뚫려 있다.

1층 옥개 면석은 4매석으로, 옥개석은 옥개받침과 낙수면은 별석으로 2매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2층 이상 옥개 면석은 1매석으로 모서리에는 우주가 새겨져 있고 1층에 비해 높이가 현저히 줄어들어 급격한 체감이 나타난다. 2층 옥개석은 옥개받침과 낙수면은 별석으로 2매석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3층 이상 옥개석은 1매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륜부 꼭대기는 5층 옥개석 상면에 각형 2단 노반받침 위에 방형 육면체 의 부서진 노반(露盤)과 잘려나가서 35mm만 있는 찰주(擦柱, 상륜부 장식을 지탱하는 쇠꼬챙이)가 남아있다.

나원리 오층석탑(羅原里 五層石塔)은 순백의 화강암이 가져다주는 맑은 기품과 높이 9.8m의 우뚝 솟은 거대한 모습에서 주위를 압도하는 당당함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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