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의 민간신앙

산따라 이야기따라/부산광역시 2019. 7. 21. 12:32 Posted by 추야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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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농어촌에는 각 마을별로 1년에 한번 또는 두 번 정도의 마을제사를 지내고 있다. 해운대 장산에도 마을에서 제를 올리는 곳이 제석당, 마고당, 천제단 등 세 곳이 있다. 마을 제사를 주관하는 제관은 주민 중에서 제사 한 달 전에 생기 복덕이 있는 자를 선정하고 한 달 전부터 금기생활을 한다. 제물은 삼색과일, 조리하지 않은 생선, 술 등을 올리고 마을의 안녕을 천지신명께 기원한다.

좌동 제석당

옛날 좌동 마을이 형성되면서부터 연초에 주민의 질병예방과 풍농을 기원하며 제석신께 제를 올리는 제당이며 당초 마을 뒷산 중턱에 있던 것을 신시가지 조성으로 1992년 이곳으로 이전하였고 지금도 옛날 민속을 그대로 이어서 매년 정초에 제를 올리고 있다.

상산마고당(上山麻姑堂, 부산광역시 지정 민속자료 제6호)

동래부 동하면 고문서인 산신당중건모연문(山神堂重建募椽文)에 의하면 1741년 이래 동하면민이 마고할머니를 모신 제당을 세워 기우제를 지낸 것을 시작으로 정월(13), 유월(63)에 제를 올리며 질병예방과 풍농·어를 기원하였고 이후 300년 가까이 좌동일대 여섯 마을에서 윤번제로 제를 올리고 1924년에 한차례 중건하였다.

현재는 상산마고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오른쪽 옆에는 자연석을 쌓아 조성한 산신단이 있고, 바로 아래에 석간수 (옹달샘)가 마르지 않고 솟아나서 신단에 바치는 정화수로 쓰고 있으며, 그 옆에 제기와 제물을 보관하는 부속건물이   있다.

마고(麻姑)는 지리산 산신이고 원래 천신(天神)이었으며 천신은 하늘에서 강림한 신이다. 바람··구름 등과 같은 자연현상을 전부 통제하는 초인적인 능력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수명까지 관장하였고 천신을 하늘의 아들, 즉 천자(天子)로 여겼다. 그 천자가 사는 곳이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산의 봉우리였다. 한국의 역사가 시작되는 단군도 하늘의 아들이었고, 그 단군이 죽은 뒤 아사달의 산신이 되어 태백산에 자리를 잡고 살게 됐다고 전한다.

마고는 마고산신(할미)으로 변형되었고 마고할미 전승은 해남·강진·옹진 등 주로 해안 도서지방에서 현재까지 내려오는 지역전설이며 제주도의 선망대(설문대) 할망도 이에 속한다. 내용을 살펴보면 마고할미의 키나 덩치가 커서 깊은 바다가 무릎이나 속곳에 닿았고, 흙을 모아 산과 섬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마고는 무속신 중에서 최고의 신으로 분류되고 태초의 음()의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상징된다. 하늘과 태양이 양()의 세계라면, 음은 마고라는 것이며 여성신이고 마고(麻姑)의 한자 뜻은 늙은 시어머니이다.

<삼국사기> 권32 제사지에 의하면 지리산은 통일신라시대 때 오악(북악 : 태백산, 동악 : 토함산, 서악 : 계룡산, 남악 : 지리산, 중악 : 부악) 중 남악이었고 국가 제사의 대상이며 제사를 통해 국가의 평안과 발전, 풍년 등을 도모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지리산 천왕봉에서 제사 지내는 산신은 성모, 천왕, 성모천왕, 마고 등이다.

지리산산신제는 현재 전남 구례군, 경남 산청군에서 지내고 구례는 군의 문화원에서 산청은 덕산 두류산악회에서 지내고 있다. 구례는 지리산 남악제(南岳祭)라 하여 일제 강점기에 사라진 것을 군에서 재현해서 전국의 유림대표가 참여하는 유교식 산신제로 매년 420일 곡우 전후해서 열린다. 이에 산청은 민간단체 두류산악회에서 1973년부터 매년 추석 이후 10월 초 좋은 날을 택해 천왕봉 아래 성모사(聖母祠)가 있었던 자리에서 천왕제를 올리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성모제(聖母祭)라 하여 매년 봄 성모석상이 있는 천왕사 맞은편에서 제를 지내고 있어 결국 2회를 지내고 있는 것이다.

유교에서 신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는 상제(上帝) 혹은 천()으로 표현된 인격신을 가리킨다. 둘째는 주자(朱子)를 비롯한 성리학적인 의미에서의 신이다. 특히 주자는 이()를 매우 중요시했던 만큼 성리(性理)와 귀신·정신·혼백을 뚜렷이 구별해 전자를 오로지 라 한다면 후자를 라고 했다. 귀신·정신·혼백은 기이므로 유()를 따라 감응할 수 있으나 이는 감응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기의 뿌리가 되고, 이는 쉬지 않고 순환하는 천지조화의 회로와 같은 것이어서 날마다 무한히 생기는 기의 원천이 되므로 기가 단멸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주자는 신이라는 말을 따로 사용하지 않고 그 신에 해당하는 최고의 초월적 원리로 내세우고 있다.

천제단(天祭壇, 부산광역시 지정 민속자료 제6호)

동래부 동하면 고문서인 산신당중건모연문(山神堂重建募椽文)에 의하면 천제단은 마고당에 제를 올리기 전에 천신과 산신께 먼저 제를 올렸고 가뭄이 심할 때는 동래부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역병이 창궐할 때 국태민안(國泰民安)을 위해 천신에게 매년 정월 대보름날 천제를 지냈다.

기우제는 이전에는 원래 없었는데 재송동 뒷산 입석(立石)에서 기우제를 지냄으로써 비가 내리는 영험을 얻은 뒤로부터 동래부에서도 가뭄이 들면 똑같이 시행했다.

천제단은 가운데 큰 너럭바위가 있고 위에 3개의 입석이 놓여 있는데 각각 천신과 지신, 산신을 의미하고 그 아래에    바위 제단이 있다. 그리고 바위 네 모서리로부터 외곽으로 사방 10m 이내로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신선이 마시던 장산약수

해운대 장산에서 샘솟는 물은 물맛과 수질이 좋다는 소문이 나있으며 물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그래서 장산은 물()산이라 한다. 그 예로 산 정상 레이더 공군부대 주둔지에서 지하수를 파서 병사들이 식수로 사용하고 있고, 2동 삼환    아파트 자리에는 과거 세계적 양대 음료수 제조회사 중 하나 인 코카콜라(우성식품), 반여1(구 삼호실업) 지금의    골프연습장 자리에는 나머지 하나인 펩시콜라 회사가 있었다.

또한 장산 기슭에는 물과 관련된 지명이 많이 유래되어 있다. 좌동 물망 골, 약수샘, 마고당 옹달샘, 천제단 옹달샘, 반송 본동 찬샘 등이 있으며 사찰 명도 옥천사, 금수사, 폭포사, 약수암, 장천사, 성불사 약수터, 고씨당 약수 등이 유명하며 춘천, 송정천, 반송 수무지천, 반여 신선천이 있다. 이와 같이 샘의 발원지는 모두 장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능선 옹달샘에서 용출된다.

한 지관에 의하면 장산은 백두산 천지물과 연결되어 있고 화산의 화기(火氣)가 충만한 산이라 폭포사 사찰 앞쪽으로    온천수맥이 흐르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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